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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산누에나방(Eriogyna pyretorum)

오랜만에 곤충이야기를 업데이트해볼까 한다. 오늘은 국내에서는 거의 멸종위기종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매우 귀하고 보기 어려운 부엉이산누에나방에 대해서 써볼까 한다.

2016.10. 강원도

대학원 때부터 지금까지 곤충을 연구하고 매년 조사를 나가고 있지만, 멸종위기종들을 제외하고 특이종과 희귀종에 대한 관심이 크게 있진 않았었다. 부엉이산누에나방도 이름만 들어보고 귀하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실질적으로 이게 어떤 종이고 얼마가 귀한지 크게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졸업을 하고 연구소에 들어오면서 박사님들과 연구원 형들과 같이 다양한 경험과 일을 하면서 요즘 점점 곤충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면고 희귀종과 특이종들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늘어나게 되었다.


어느 날 우연히 연구원 형과 곤충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우연치 않게 부엉이산누에나방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요즘 거의 채집이 되지 않아 매우 귀하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이전에 친한 박사님이 우연히 한 개체 잡은 걸 가지고 계신게 기억이 났고, 사진이나 한 장 찍어둬야겠다는 생각으로 박사님 사무실에 놀러 갔었다.

수시렁이에서 살아남은 표본들

갔는데... 웬걸.. 박사님 표본장에 수시렁이가 생겨서 대부분 표본이 상했다고 하셨고 ... 부엉이산누에나방도 날개는 괜찮지만 머리와 복부가 수시렁이가 먹어서 달랑달랑한 상태였다 ㅠㅠ

수시렁이 먹기 전 부엉이산누에나방 사진

그래도 박사님이 이전에 찍어둔 사진을 보내주셨고, 가지고 계시던 표본도 날개는 멀쩡해서 조심조심 꺼내 사진을 한 장 남길 수 있었다. 박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2016년에 가을 조사가 계속 밀리게 되면서 강원도에 10월 중순경 조사를 나가셨다고 했다. 등화를 켜놓고 너무 추워서 차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하시면서 채집을 하셨고, 날씨가 너무 추워서 스크린에 있는 것만 싹 잡고 숙소로 일찍 복귀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연구소로 오셔서 동정을 해보니, 작은산누에나방인 줄 알았던 종이 부엉이 산누에나방이었다고 하셨다.


나름 생생하게 현장 얘기를 들으면서 표본을 보니까 새삼 더 감회가 새로웠다. 수시렁이가 다 먹기 전에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러 와서 다행이었다.


요즘 들어 특이종과 희귀종을 접하고 보면서 점점 많은 생각이 든다. 이전에 태안의 소똥구리 복원, 멸종위기곤충의 대체서식지, 멸종위기종 및 특정종의 평가 등 아직까지 국내에는 부족한 점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와 개발에 따라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곤충들과 유입되는 외래종이 많아지는 만큼 고유종과 특이종에 대한 구체적인 보전 방안과 관리를 더 세부적으로 평가하여 관리해야 되지 않나 싶다...

앞으로 한반도에서 사라지는 우리 곤충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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